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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단편영화 '결혼식' (2017), 손석구 손호준 출연, 유투브 단편영화

by 현돈 2022. 6. 6.


유투브 채널 YG KPLUS TV 에 가시면 2017년에 손석구 배우가 출연했던 단편영화 한 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손석구 배우를 추앙하다가 알고리즘을 따라 여기까지 와버렸네요. 손석구 배우의 매력은 끝이 없어 매일매일 이렇게 발굴하고 또 발굴하며 추앙 중입니다. 

 

이 영화는 2017년 작품으로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는데, YG와 관련이 있나봅니다. 손호준 배우도 YG소속 이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고. 

 

영화는 21분 정도로 매우 짧아서 멍때리고 보다보면 어느새 끝이 납니다. 저처럼 아무런 정보없이 출연배우나 보자하는 마음으로 본 분들은 내용이해가 어려울 것 같네요. 저 또한 다 본 후에 검색을 조금 해봤습니다. 네, 퀴어영화라는군요. 그러나 은은하게 표현한 영화라 딱히 두 배우의 게이연기를 기대할 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손호준 배우가 연기한 지환이 지하철역에 등장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3호선의 어느 역인 것 같더라고요.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출연

 

지환(손호준)이 지하철역 플랫폼에서 출구까지 가는 동안 중간에 자막이 나옵니다.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 갇혔다', '갇혀버리고 말았다', '갇혀버렸다' 정도로 기억되는데요.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군중 속의 고독을 표현하려는 것일까.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제목답게 지환(손호준)이 한 결혼식장에 도착합니다. 그때 입구에서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하는데, 소리가 웅얼웅얼, 친구들의 목소리만 들릴 뿐 지환(손호준)의 목소리는 명확하게 들리지 않죠. 그저 표졍과 몸짓으로만 대화를 마치고 식장 안에 들어가서 침울하게 앉는 지환(손호준). 이때까지도 몰랐습니다.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하객으로 온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동안 맞춤법이 살짝 틀린 자막들이 나와서 알게 되었죠. 지환(손호준)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리를 듣지 못하고 수화로 대화를 나눠야하죠.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과 어렵사리 대화를 조금 이어나갑니다. 요즘 뭐하냐는 질문에 '일한다'고 답하는 지환은 손가락으로 숫자 1을 표현하죠. 친구들은 한참 갸우뚱거리다가 일한다는 의미로 알아듣습니다. 영화를 보면 이게 그래서 왜 퀴어영화인가 하실 겁니다.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영화 중반에 잠시 회상씬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게 되는데요. 구령대에서 성훈(손석구)과 지환(손호준)이 대화를 나눕니다. 여기서 등장한 성훈(손석구)는 방금 결혼식장에서 만난 다른 동창들보다 비교적 능숙하게 수화를 하면서 지환(손호준)과 대화를 나눕니다. 

 

사실 5년 전 영화라 손석구 배우의 푸릇푸릇한 젊음을 기대했는데, 머리스타일이 참. 할말하않. 탈모있는 중년 아저씨같더라고요. 2017년이면 드라마에도 나오기 시작했을 때인데, 약간 추앙하기를 그만둘 뻔 했습니다.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손석구 배우가 구령대 난간사이로 보이는데 머리스타일이 기둥에 가려 그런지 미소년같은 얼굴이 부각되어 눈에 하트가 뿅뿅! 

 

성훈(손석구)은 지환(손호준)과 대화를 나누면서 언제 제일 기쁜지, 소리를 듣거나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지환은 성훈이 언제 제일 기쁘냐고 물을 때 제대로 답하지 않고 수줍게 웃기만 하다가 소리를 들으면 어떠냐는, 마음에도 없는 질문을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는데 말이죠.

 

영화 후반부에서는 자막으로 '오늘이 마지막 기회다'라고 나옵니다.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결혼식, 이 이날은 성훈(손석구)의 결혼식이었던 것입니다. 예식 후 지인들과 사진을 찍는 시간이 다가오자 지환(손호준)은 고민하다가 앞으로 나갑니다. 그러나 사람들 무리에 들어가 자리를 잡지 않고 지환을 정면에 두고 수화로 말하기 시작합니다.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여기서 이 영화가 퀴어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아! 지환(손호준)이 성훈(손석구)에게 고백을 하고 있구나. 

 

복잡한 결혼식장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지환의 수화가 이어집니다.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아무리 남들이 못 알아듣는다고 해도 결혼식에 와서 옆에 새신부도 있는데 고백을 하다니, 이건 동성애가 아니라 이성애라도 민폐죠.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고등학교 시절 회상장면에 이어 우리 손석구 배우님 결혼식에서 무려 2대 8 가르마를 하셨습니다. 하아, 정말 이 영화 내게 왜 이러는지. 그래도 표정연기로 모든 것을 극복하게 해주십니다. 이제보니, 손석구 배우는 턱수염이 많은 편인가 봅니다. 

 

지환(손호준)이 고백하는 동안 정신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을 피해 지환의 수화를 놓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움직히는 성훈(손석구). 성훈도 지환을 좋아했었을까요?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지환의 고백이 끝나자 성훈(손석구)는 '지환아, 나 알고 있었어'라는 듯 소리없이 입모양으로 대사를 칩니다. 자막으로도 정확히 나오지 않는 이 대사는 지환의 입장을 더 강조하게 되는 것 같네요.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그러고 나서 먹먹한 두 사람의 표정. 뭐야, 성훈(손석구)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결혼하는 건지, 아니면 지환에 대한 애틋함, 미안함, 이런 감정들 때문인지,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여전히 2017년에 2대 8 가르마라니,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단편영화 결혼식 손석구 손호준 주연

 

얼떨결에 떠밀려 결국 사진찍는 무리에 들어가게 된 지환(손호준), 정말 사람들 사이에 갇혀버리고 말죠. 그리고 도시 한복판에서 군중속으로 사라지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초반에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 갇혔다는 자막은 후반부에서 '나는'으로 바뀝니다. 초점이 지환에게 집중되며 마무리가 되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손석구 배우의 비중은 별로 없고, 손호준 배우가 훨씬 많이 나옵니다. 솔직히 저는 손호준 배우의 연기가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반면, 손석구 배우는 머리스타일만 아니라면 꽤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것 같아요. 특히 후반부에서 고백받는 씬에서의 표정연기가 압권이죠. 

 

그저 알고리즘을 타고 보게 된 손석구 배우의 출연작이라 머리아프게 분석하고 의미를 탐구하고 싶지는 않네요. 단편영화이기도 하고, 영화의 완성도가 그리 높은 것 같지도 않고요. 퀴어영화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 아쉽기도 합니다. 너무 상투적인 스토리이지 않았나 싶네요. 결혼식에 찾아가서 고백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평범한 설정인 것 같습니다. 고백받은 후의 두 사람의 표정외에는 감정선이 세밀하게 표현된 것 같지도 않고요. 

 

손석구 배우의 단편영화 출연작, '결혼식'에 대한 후기였습니다. 

 

왜 '탈모', '2대8 가르마'만 기억에 남는 것일까요,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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