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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D.P. 디피' 시즌1 후기, 넷플릭스 시리즈 추천, 정해인 구교환 손석구 출연작

by 현돈 2022. 6. 18.

 

작년 늦여름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 되었던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소재로 다룬 6부작 드라마 '디피' 시즌1을 다시 보았습니다. 항상 그래왔듯 손석구배우 추앙중이기에 다시 본 것도 있지만, '디피'는 공개 당시 굉장한 인기를 끌었던 흥행작이죠. 그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이니까요. 

 

먼저 D.P. 는 Deserter Pursuit의 약자로 대한민국 육군 군사경찰 소속 군무이탈 체포 전담조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탈영병 잡아오는 군인들이죠. '디피' 출연배우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들었는데, 실제로 디피 출신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하네요. 배우 박정민님도 군탈체포조 출신이라고 하네요. 아마 '디피'에 나오는 조현철 배우님과 막역한 친구사이로 알려져있는 만큼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 D.P. 정해인, 구교환

 

작품은 안준호(정해인)가 입대를 앞둔 하루 전부터 시작됩니다. 병역의 의무를 명시하는 법령이 자막으로 나오기도 하는데요, 자기 의지에 상관없이 약 2년 여의 시간에 대한 선택권을 박탈당하는 것 같이 여겨지기도 합니다. 국방의 의무, 책임감을 느껴야할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강압적으로 느껴집니다.

 

작품은 안준호(정해인)가 입대 후 훈련소에서 키가 크다는 이유로 헌병대로 자대배치를 받고, 디피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6부작밖에 안 되는 작품이지만,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배우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안준호(정해인)의 정서적 변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던 건 제 생각에는 디피조 선임으로 초반에 등장했던 고경표와 임무 방임으로 인해 탈영벙의 자살을 막을 수 없었던 일화아닐까 싶습니다.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머니 아래에서 불운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안준호(정해인)라서 군대의 암울한 실상을 그리는 작품에 더 어울렸던 주인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 D.P. 정해인, 구교환

 

그래도 자고로 드라마라면 '희망'이 없을 수 없겠죠? 안준호(정해인)가 자기문제를 직면하고 수수께끼같이 복잡한 임무를 포기하지않고 '선'의 방향으로 풀어나가게 되는 데에는 아마도 국군병원에 있다가 디피조로 복귀한 선임 한호열(호랑이 열정, 구교환)과 함께 였기 때문이었던 것도 같습니다. 

 

'디피'의 원작은 웹툰 'D.P. 개의 날'이라고 하죠.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호열(구교환)은 원작에 없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과거 구교환 배우의 인터뷰에서, 원작에 없던 인물이었기에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했다고 한 적이 있는데요. 호열이가 없는 '디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구교환 배우의 매력에 푸욱 빠진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호열이가 구사하는 유머, 구교환 배우의 톤이어서 더 빵빵 터졌던 것 같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씬은 내무반을 피해 박범구의 사무실에서 먹는 뽀글이 입니다. 라면봉지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을 가지고 정말 기가막힌 대사를 치죠.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 D.P. 정해인, 구교환

 

사실, 저도 이 작품을 보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이게 정말 군대의 현실이라면, 왜 면제를 받기 위해 그렇게들 애를 쓰는지 이해될 것도 같습니다. 물론 해서는 안 될 행동이지만, 어느 누구도 이유없는 폭력의 중심에 놓이긴 싫겠죠. 또한 개인의 사정과 상관없이 '끌려가는' 군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죠. 공공의 것을 지키기 위해 개인의 것이 무참히 희생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한번 쯤 고민해 보게 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 D.P. 구교환

 

까불거리던 한호열(구교환)의 무게감은 극의 후반부에 드러납니다. 한호열 배우의 훌륭한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너명의 탈영병이 등장하는데, 드라마 속 마지막 탈영병인 조석봉 일병(조현철)의 에피소드는 이전의 에피소드들에서 축적된 문제의식을 폭발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6부의 소제목 또한 '방관자들'입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매일 매일 어떤 사건에 대한 방관자일 수 있죠. 그러다가 방관했던 사건이 이슈화 되거나 자신의 일상에 영향을 끼치지 시작하면 그때서야 개입하곤 합니다. 

 

끔찍한 괴롭힘에 시달렸던 조석봉일병(조현철)의 선택, 뿌리까지 썩어버린 희망은 아마도 당연한 전개가 아닐런지요.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 D.P.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 조현철

 

드라마 '디피'의 오프닝은 안준호(정해인)의 성장기를 다룬 영상입니다. 어린 아기였을 때부터 군대에 가기까지 안준호(정해인)의 일대기를 마치 5분도 안되는 짧은 숏필름으로 만든 듯합니다. 이 영상은 군복무를 하는 모든 대한민국 남성을 아우르고 결국 '군대에 간다'는 메세지와 함께 군대에서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겪는지 알고 있는가? 라고 물음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위의 포스터 속 정해인 배우가 뒤돌아보며 바라보는 저 눈빛으로 오프닝이 끝나는데요. 많은 감정이 함축된 표정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  '디피' 구교환

 

드라마 속에는 디피조가 임무수행을 하면서 관련된 군대의 모든 내용이 나옵니다. 군대의 부조리를 꽤나 사실적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자신의 진급에 혈안인 간부로 인해 무참히 희생되는 일개 병사들, 아무런 죄책감없이 괴롭힘을 행하는 선임들, 군대는 마치 인격이란 단어가 사라진 곳 같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 D.P. 손석구

 

손석구 배우는 김성균배우가 연기하는 박범구 중사와 대립하는 군간부로 헌병대 보좌관으로 나옵니다. 그가 연기하는 임지섭 대위는 극 초반에는 대장의 비위를 맞추는 간사한 군간부로 그려지지만, 후반에는 양심적인 결정을 하며 박범구 중사(김성균)과 디피조(정해인, 한호열) 병사들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까칠하면서도 얄미운 성격의 인물은 참 잘 표현했습니다. 또한 근래 종영한 '나의 해방일지'와 이전 드라마와는 꽤 다른 톤으로 연기한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복입은 손석구 배우! 당연히 멋있겠죠?!

 

제가 '디피' 시즌 1을 다시 정주행을 한 이유는 시즌 2 제작에 돌입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인데요. 시즌1에서 출연했던 배우들이 그대로 등장하는지라 더 기대됩니다. 얼른 촬영 끝내고 빨리 공개되기를 희망합니다. 웰메이드 드라마이기에 절대 실망할 일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직 '디피' D.P. 시즌 1을 못 보신 분들은 시즌 2가 공개되기 전에 꼭 정주행하시기 바랍니다. 

 

폭력적인 장면들의 꽤 잔인하고 보기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지만, 남자들이 말하기를, 실제보다 덜하는 말도 있더라고요. 군대의 현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드라마입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한 몫하기에 흠잡을 데 없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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