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후기, 연빠로, 손석구 전종서, 로맨틱코미디, 로코영화추천

by 현돈 2022. 6. 3.


작년 2021년 말에 개봉했던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연빠로)'를 봤습니다. 스포있으니,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그러나 이런 영화는 줄거리 다 알고 봐도 재밌잖아요? 손석구 추앙 중이시라면 다 알아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으실 겁니다. 그의 의도치않은 FOX짓에 질질 끌려다닐 거에요.

근래 종영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우리 구씨, 배우 손석구에게 푹 빠진 사람이 저만은 아니겠죠. 갑작스레 대스타가 된 손석구 배우, 요즘 영화 '범죄도시2'로 인해 서서히 많아지던 인기가 이제 하늘을 찌르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손석구의 매력은 20대의 성인치고는 어린 남성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적당히 익은 나이(?)에서 묻어나는 섹시함같습니다. 유투브에서 손석구 배우의 이전 작품활동들을 봤는데, 저는 근래의 연기들이 훨씬 더 좋더군요. 특히 '나의 해방일지'에서의 구씨는 실제 배우의 성격과는 다르다고 하지만, 정말 좋은 연기를 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다시 '연애 빠진 로맨스'로 돌아와서.

이 영화는 티빙에 들어갈 때마다 상단에 포스터가 보여서 손석구가 나온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OTT전용 영화인가보다, 하고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우연히 유투브에서 예고편을 본 후 보고싶어졌어요.

저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쉽으로 티빙을 이용하고 있는지라 영화를 보려면 어쨌든 유료결제를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영화를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평점이 낮아서 놀랐고, 60만이라는 애매한 관객수에 잠시 머뭇거리게 되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덕질의 불붙고 나니 그게 대수냐, 티빙 대신 네이버 시리즈온으로 결제를 해서 바로 감상!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포스터


아마도 영화를 한번 쯤이라도 들어보신 분들에게 가장 익숙한 포스터일 것 같네요. 저도 티빙에 들어갈 때마다 이 포스터로 접했죠. 사실 포스터만으로는 영화의 뉘앙스가 잘 반영되지 않아 예고편 영상이 좀 반전처럼 느껴졌었어요.

영화는 갓 실연한 후 연애에 싫증이 난 여자 함자영(전종서)과 잡지사 기자로써 섹스 칼럼을 맡은 박우리(손석구)가 데이팅어플을 통해 만나서 말 그대로 연애는 하지 않은 채 데이트를 하며 로맨스를 키워가는 내용입니다. 각자의 목적대로 그러 즐기자는 마인드로 꺼려하던 데이팅어플을 시작하게 되는 거죠.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의 마초적인 구씨와는 다른 호구같은 남자를 연기한 손석구입니다. 항상 무기력하고 침울했던 구씨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죠. 손석구가 연기한 영화 속 박우리는 같은 직장 내 여선배를 짝사랑하지만 이용만 당하는 순진한 호구로 함자영(전종서)를 만나면서 위로받고 진실된 사랑의 감정을 키워갑니다.

하지만, 그는 상사의 지시로 퇴사한 전임자가 맡았던 섹스칼럼을 맡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함자영(전종서)과의 만남을 각색해서 잡지 기사에 싣게 됩니다. 한때 소설가를 꿈꾸던 문예창작전공의 박우리(손석구)는 나름의 배려로 구체적인 잠자리 과정을 생략한 함자영(전종서)과의 데이트과정은 과감하게 묘사합니다. 5번 째 기사까지 나가면서 대박이 나죠.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전종서


한편, 박우리(손석구)를 만나기 전 함자영(전종서)은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고 누군가를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죠. 헬스장에서 꼬시려던 귀요미는 마마보이, 등산동호회에서 만난 매너남은 유부남 이었습니다.

인생 행복하게 사려면 연애를 하지 말아야한다. 사랑이라는 감정 노동은 이제 더 이상 하기 싫은 함자영(전종서)는 그래도 몸은 풀고 살아야(?)하니까 누군가를 만나고는 싶으니, 어떨결에 가입한 데이팅어플 오작교미를 통해 가장 무난해 보이는 박우리(손석구)와 만나게 되죠.

영화 연애빠진 로맨스 손석구 전종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전종서


설날에 만난 두 남녀. 데이팅어플에서의 만남의 안전성이 의심되는 함자영(전종서)은 대뜸 "우리 아빠는 강력계 형사"라는 둥 센척을 합니다. 박우리(손석구)는 별 생각없어 보이지만요. 비꼬아들으면 웃긴 서로의 이름을 갖고 웃어대다가 평양냉면을 먹으러 갑니다. 그곳에서 편하게 대화를 하다가 아마도 박우리는 함자영의 거침없는 입담에 매료된 것 같습니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전종서


연애 빠진 로맨스, 제목 답게 첫 만난 그날, 그들은 나름 쿨하게 모텔로 향합니다. 그러나 100% 쿨할 순 없다는 걸 이 장면이 보여주는 것 같네요. 나름 만족스러운 거사를 치르고 헤어지면서 미련이 남는 박우리(손석구)가 함자영(전종서)에게 찌질하게 연락을 할까 묻지만 알 수 없는 미소를 남기며 대답없이 떠나는 여자.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일상에서 상처를 받는 날 재회하게 됩니다. 직장선배에게 제대로 발린 박우리(손석구)가 상심에 차 술을 마시며 함자영(전종서)을 불러내는데요. 이러면서 그들의 만남의 횟수가 잦아지죠. 그들이 한 번 만날 때마다 박우리의 섹스 칼럼기사가 생성되고, 그렇게 5개 기사가 나오게 됩니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전종서


영화속 대화는 발칙합니다. 성관계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들도 있지요. 이런 것을 불편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성향에 따라.

매체에서의 두 배우의 인터뷰를 보면, 정말 현실적으로 그렸다, 보고나면 연애세포가 살아날 것이다, 소개팅한 남녀가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저는 경우에 따라,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정말 현실 속 젊은 남녀들은 저렇게 거침없이 즐기는 상대를 잘 찾아다니고, 잠자리에 대해 노골적으로 대화하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그런 성향이 아니어서 그냥 영화는 영화다 라는 마음으로 즐겼습니다. 약간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방탕하게 못 살아봐서 그런지.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5번 째 기사로 기자로써 성공가도를 달리던 박우리(손석구)는 상사의 지시로 더욱 노골적인 성관계 묘사를 하며 10부작으로 늘려보자는 제의를 받지만, 함자영(전종서)에 대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고뇌합니다. 자신의 직업과 그간의 일을 고백하려고 할 때마다 놓치는 타이밍. 그러다가 결국 전종서에게 들키고 맙니다.

그동안 진심으로 행했던 모든 행동들이 오해와 분노를 사고, 그들의 관계도 그렇게 끝이 납니다. 함자영(전종서)과의 데이트를 기반으로 기사를 쓴 박우리(손석구)의 신상이 인터넷에 떠돌고, 박우리는 함자영에 대한 죄책감에 기사를 모두 내리는 조건으로 퇴사까지 하죠. 그러나 한동안 그들에게 재회는 없었습니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잠깐 다른 길로 새자면, 영화에 나오는 배우 김슬기의 역할이 꽤 재밌더라고요. 눈치없이 할 말 다하는 게 마치 저같기도 해서. 저도 친구가 처한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는 편이라 함자영의 친구를 연기했던 김슬기의 대사들에 웃음이 났습니다.

박우리(손석구)는 함자영(전종서)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려 애쓰지만 함자영의 외면으로 관계는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그러다 그 다음 설날, 두 남녀가 처음 만나서 향했던 평양냉면집에 간 함자영은 평양냉면을 비난했던 박우리가 냉면에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것을 목격하죠. 그렇게 두 사람은 재회합니다.

박우리를 발견하자마자 식당을 떠나는 함자영을 좇아 따라나온 박우리가 그동안의 그리움, 그리고 이제 '연애'를 해야겠다고 말을 하면서 영화는 마무리가 됩니다. 해피엔딩인 거죠.

라디오 박하선의 시네타운에 영화 홍보차 두 배우가 나왔었는데요. 그때, DJ 박하선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왜 박우리는 재회한 순간에 함자영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은 것일까. 그것이 참 궁금했다고 하는데요. 저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남자가 진심으로 사랑을 느끼고 고백한다고 해도 박우리의 기사는 저라면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 같거든요. 나의 사생활이 공개적으로, 돈벌이로 이용되는 데에 이런 사건이 있고서도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게 좀 이상했어요. 엔딩부분은 공감하기 조금 힘들더라고요.

뭔가 재회했다고 해도, 신뢰가 깨졌던 그들이 관계를 회복하지 않았어도 괜찮은 영화였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박우리와 함자영은 또 다른 로맨스, 연애를 찾아가게 될 게 뻔하니까요. 연애하기 싫다 하면서도 누구나 사랑을 갈망하며 사니까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마지막으로 첨부하는 이 포스터는 영화 속에서 김영옥이 하는 대사를 싣고 있는데, 영화에서 얻을 수 있는 큰 메세지같기도 해서 가져왔습니다. 함자영(전종서)은 인생의 주인공으로서만 살고 싶어 했었죠. 그러다가 할머니의 이런 말을 듣고, 또 박우리와의 만남을 통해 굳이 주인공만하면 살아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엑스트라도 해보고, 존재감없는 조연도 해보면서 그러다 언젠가 주인공도 해보는 게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죠. 연애를 하면서 우리는 고된 감정 노동을 하며 행복감에 젖어 살다가 어느 순간 서로 갈기갈기 찢어가며 철천지원수가 되며 헤어지죠. 그러다보면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도 있고, 때로는 상대방으로 인해 스스로가 한없이 사랑스러워질 때도 있습니다.

김영옥 할머니의 대사는 연애, 어쩌면 사랑의 전 과정을 모두 묘사한 대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영화는 굳이 완성도가 어땠냐 평가하는 것 보다 그저 시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손석구에게 푹 빠져서, 그가 찰떡같이 연기하는 박우리도 '나의 해방일지'의 구씨만큼 매력적이어서 그랬나봅니다. 수줍어서 말도 더듬는, 여자 속이라고는 1도 모르는 호구로 나오는데 왜 섹시한 거냐고요! 아주 이 마음을 녹여댑니다.

아마도 배우 손석구에게 빠지신 분이라면 특유의 어투와 표정, 제스처의 매력이 잘 묻어나는 역할이라고 느끼실 것 같네요. 저는 개익적으로 전종서배우의 연기를 처음 봤는데, 굉장히 사랑스럽게 나오십니다. 특히 웃는 표정이 참 예뻐요. 다채로운 얼굴을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꽤 괜찮은 로맨틱코미디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로코물을 놓고 작품성이 어떻니 저떻니 하는 건 좀 이상하기도 하고요. 요즘 MZ세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데이팅어플을 소재로 했다는 게 가장 큰 현실반영일 것도 같네요. 실제로 요즘 어플을 통해 만나서 결혼까지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하더군요.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만남 속에 이뤄지는 관계가 이제 한계에 다다를 만큼 세상이 많이 변했나 싶네요.

여러분도, 함자영의 판단처럼, 가장 성병 안 걸리게 생긴 상대를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연애에 자유롭고 과감한 성향을 지닌 분이라면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킬링타임용으로 추천합니다. 손석구 추앙중이시라면 더더욱 꼭 보시기 바랍니다!

댓글